삼성SDI, GM과 美 배터리공장 짓는다

인디애나주 뉴칼라일 소재


4.6조원 투자…2027년 양산


계획보다 생산규모 20% 늘려


고성능 각형배터리로 美공략


스텔란티스 1공장 연내 가동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3월 메리 배라 GM 회장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업황 둔화) 속에서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설립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시장 침체에 대비해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경쟁사들과 대조되는 행보로,선제적인 투자로 북미 지역 시장 성장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GM과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3월 메리 배라 GM 회장과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사장)가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맺은 지 약 1년 반 만이다.


합작법인은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의 277만㎡(약 84만평) 규모 용지에 설립된다. 총 투자 금액은 양사를 합해 약 4조6767억원(35억달러)이다. 삼성SDI의 지분율은 50.01%다. 삼성SDI는 오는 10월부터 2028년 3월까지 약 2조2930억원(17억3200만달러)을 투자한다.


양사 합작공장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된다. 초기 생산 규모는 연간 27GWh(기가와트시)이며,증설을 거쳐 향후 36GWh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한 배터리는 GM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다수의 배터리사들이 투자를 줄이며 몸을 사리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점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본계약 내용은 지난해 3월 GM과 MOU를 체결하며 공개했던 내용과 여러 부문에서 달라졌다. 양산 시기는 1년 늦춰졌으나 투자 규모는 30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생산 규모도 30GWh에서 36GWh로 늘었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1공장의 양산 시기를 올해 말로 앞당긴 만큼 여세를 몰아 미국에서 매출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스텔란티스 2공장도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짓는 중이다. GM과의 합작법인 공장까지 합하면 미국 내에서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최대 106GWh까지 늘어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MPC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셀 1kwh를 생산할 때마다 35달러를 받을 수 있다. GM과의 합작법인에서 삼성SDI는 최대 12억60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GM과의 합작법인에서 만드는 배터리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다. 알루미늄을 사용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등 다른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 등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금속 재질 외관과 안전장치 '벤트'로 안전성 문제도 잡았다.


[정상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