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쾌거 외에도
2024 톨스토이 문학상 김주혜
김혜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한류 열풍에 해외 출간 늘면서
국제 유수 문학상 수상 줄이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 판매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한강 소설 뿐만 아니라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도 국내 소설 베스트셀러 '톱10'에 오르는 등 해외문학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근김주혜 소설가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강 다음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요즘 출판업계에서 해외문학상의 마케팅 효과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로 영국의 부커상,프랑스의 메디치상을 휩쓴 후에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가 31일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국내 작가들은 주요 해외 문학상을 모두 45개 받았다. 이 가운데 한강 소설가 6개,고은 시인 6개,김혜순 시인 5개,김영하 소설가 3개,신경숙 소설가와 김이듬 시인이 각각 2개로 뒤를 이었다.
한강은 세계 3대 문학상인 노벨상(2024년)과 부커상(2016년)을 포함해 총 6개 해외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다양한 유럽 국가의 문학상을 받았는데 2017년 이탈리아의 말라파르테상,2018년 스페인의 산클레멘테 문학상,2023년 프랑스 메디치상,2024년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했다.
다만 세계 3대 문학상 다음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퓰리처상,카프카상,예루살렘상,아쿠타가와상 등은 아직 한국 수상자가 없다.
한강 소설가 다음으로는 김혜순 시인이 총 5개 해외문학상을 수상하며 가장 주목받는다. 올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시 부문과 2019년 미국 루시엔스트릭 번역상과 캐나다의 그리핀 시문학상 국제부문 등 주로 북미권 문학상을 수상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김영하 소설가는 총 3개 해외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에 일본번역대상을 수상했고,2020년에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과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부문 3위를 수상했다.
특히 최근 4년간 국내 작가의 해외문학상 수상이 급증했다. 2003년 이후 받은 해외 문학상 45개 가운데 2020년 이후 받은 것만 20개에 달한다.
만화와 추리소설,공상과학(SF) 소설 등 분야도 다양해졌다. 만화계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미국 하비상도 2020년 김금숙 만화가의 '풀'이,2021년 마영신 만화가의 '엄마들'이 각각 수상했다.
2021년 윤고은 소설 '밤의 여행자들'은 영국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SF에서는 2023년 김초엽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중국 성운상 번역작품 부문을수상했다.
최종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해외 문학상 후보작이 다수 배출됐다. 2003년 이후 국내 작가들은 해외 문학상 후보에 총 67번 올랐으며,2020년 이후만 총 48번 거론됐다. 특히 영국 부커상 최종 입후보작을 2022년부터 3년 연속 배출했다. 정보라의 '저주 토끼',천명관의 '고래',황석영의 '철도원 삼대'가 최종 입후보했다.
구환회 교보문고 소설 MD는 "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과 함께 국내 독자 사이 가장 친숙한 해외 문학상이 됐다"며 "부커상 위원회도 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실에 고무돼 앞으로 한국 작가의 작품을 더욱 주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 문학상 입후보작 가운데 박상영 소설가의 '대도시 사랑법'이 주목받는다. 그의 작품은 2022년 부커상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올랐고,2023년 국제 더블린 문학상 1차 후보,올해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 1차 후보에 올랐다.
올해 3월 한강이 수상한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은 다수의 한국 작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8년 황석영 소설가가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했고,올해 마영신 작가가 최종후보로,김숨 작가가 1차 후보로 선정됐다.
해외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이 번역되는 해외출간 종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해외 출간실적 상위 작가가 한강 71건,황석영 58건,김영하 46건,고은 34건,신경숙 33건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해외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출간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며 "더 많은 해외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접하게 되고 다시 한국문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