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네카오 직원도 ‘이곳’으로 달려갔다…판교에 부는 노조 열풍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온’이 지난 3월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카카오에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보기술(IT)업계 전반에 노동조합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도 노조 가입률이 과반을 돌파했다. 한때 노조 불모지로 불렸던 판교지역에서도 노조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25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 가입률이 최근 50%를 넘어섰다. 본사는 물론 엔테크서비스,네이버웹툰,네이버제트,스노우,스튜디오리코 등 6곳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카카오 노조가 가입률 50%를 기록한 바 있다. 노조가 들어선 지 6년이 넘은 시점에서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한 셈이다. 과반 노조의 권위로 재택근무 주 1회 부활과 비과세 식대 20만원 인상 등을 담은 합의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노조는 과반 노조 지위 획득 여부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진다. 근로자들을 대표해 근로 조건과 임금 조정을 비롯한 의사 결정에 나설 권리가 생긴다. 기업 경영 활동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근로기준법상 기업이 근로 시간과 수당,휴가,평가,징계,포상 등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과반 노조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해야 한다.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할 시에는 노조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또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 위원을 지명할 독점적 권한도 가진다. 근로자참여법상 3개월에 1회씩 노사협의회를 개최해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IT업계에 노조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한 이유로 불황의 장기화가 꼽힌다. 긴축경영과 구조조정으로 노사 간 진통이 커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끼는 구성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IT노조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노조가 있는 기업의 노동 조건은 점진적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반대로 노조가 없는 기업은 열악한 근무 환경에 노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생 노조도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근로자들도 지난달 노조를 설립했다.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독일의 모회사로 유출하고 부담을 직원과 자영업자에게 전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노조 설립 취지를 밝혔다. NHN과 넷마블에도 노조가 들어섰다.

복수의 IT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성격상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고 이직이 잦아 연봉이 천차만별이라 과거에는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지금은 고용 불안이 확산하고 경영에 대한 내부 불만이 쌓이면서 연대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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