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가득 찬 공항, 예술도 가득 찼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달 개항 4단계 확장 구간서


초대형 아트 프로젝트 선보여


파빌리온 그라피티로 감싸고


회화·설치·미디어 작품 전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서편 출국장을 장식한 미국의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 존원의 작품 '코리아 재즈'. 인천 송경은 기자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최근 준공된 동편과 서편 출국장에서는 오는 3일 개항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베일을 벗은 것은 예술 작품들이다. 동편과 서편 총 1㎞ 구간의 게이트 맞은편에 늘어선 편의시설들 벽면은 전통과 현대미술을 오가는 형형색색의 그라피티 아트로 물들었고 곳곳엔 회화와 설치,미디어 아트 등이 전시됐다. 공항이 거대한 미술관처럼 꾸며진,이른바 '아트 포트(아트+에어포트)'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T2의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4단계 확장 구간인 동편과 서편 출국장을 처음 공개했다. '아트'는 인천국제공항 T2 4단계 건설사업의 5개 콘셉트(그린·아트·스마트·세이프티·클린) 중 하나다. 아트 프로젝트는 동·서편 아트 파빌리온을 비롯해 기획 전시,전통 공연 등으로 구성됐다. 해당 구간이 3일 정식 개항하면 인천국제공항은 국제선 기준 세계 3위 규모로 도약하게 된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여객들의 대기 시간을 예술적 경험으로 승화시키고,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메가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트 파빌리온은 한국의 현대미술 작가 채병록이 동편 파빌리온을,미국의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 존원(JonOne)이 서편 파빌리온을 각각 맡았다. 동·서편 출발 복도에 화장실·흡연실 등 편의시설로 들어선 9개의 파빌리온 겉면에 시트지 형태로 평면 작품을 입힌 것으로,작품의 전체 면적은 총 8000㎡ 규모다. 보통 파빌리온 뒤편은 사람이 다니지 않지만,이번에 4인승 무인 셔틀(모빌리티)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통로 역할을 하는 파빌리온 뒤편 복도에서도 셔틀을 타고 다니며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아트 파빌리온 작품은 영구 설치된다.


동편 파빌리온은 전통 오방색과 민화적 요소,조선시대 책가도(冊架圖)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채병록 작가의 그래픽 작품 '복(福),바람의 색동'으로 꾸며졌다. 장수와 번영을 상징하는 열 가지 사물인 십장생(十長生)의 사슴,거북이,소나무,복숭아 등을 기하학적인 조형 요소를 활용해 표현한 작품이 파빌리온들을 따라 전래동화처럼 펼쳐진다. 채 작가는 "공공 디자인 성격이 강한 작업이라고 생각해 공항을 오가는 여객들에게 좋은 기운을 드리고자 복을 상징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존원은 서편 파빌리온에 서울·인천·전주·경주·제주 등 한국의 도시를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다양한 색을 활용해 자유롭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 '코리아 재즈(Korea Jazz)'를 입혔다. 서울동은 서울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비정형적인 곡선에 물감을 뿌리듯 다채로운 색을 입혔는데 여기에는 작가가 방문했던 잠실 롯데월드타워,광화문,한강에서 경험한 색이 담겼다. 또 제주동은 화산섬인 제주도의 독특한 지형을 연상시킨다. 이는 작가가 직접 드로잉과 회화 작업을 한 뒤 고화질로 작품을 촬영해 만든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를 시트지에 프린트해 파빌리온 벽면에 붙인 것이다. 일각에선 실물을 설치하지 않고 시트지를 벽면에 붙인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존원은 가로 4.5m,세로 3.9m 크기의 초대형 회화를 즉석에서 완성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캔버스 앞에서 거침없이 물감을 뿌려 완성한 이 작품은 작가가 가장 한국적이라고 선택한 단청을 인천국제공항의 하늘과 조화롭게 그린 것이다. 존원은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구분 짓는 것은 미래에 대해 열려 있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전통과 현대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한국만이 가진 특색"이라며 "아름다운 한국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작품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넘버 원(No.1)' 목적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