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은행 살리기 나선 신한...“지역금고 입찰 안한다”

신한·광주은행 ‘같이성장’ 협약


지방대학 자금유치도 불참키로


진옥동 “지방은행 육성 필요”


자청해 행사장 찾은 이복현


“타 금융사 확산 마중물되길”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광주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같이성장 업무협약식’을 마친 후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고병일 광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지방은행과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이같은 1대1 협약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협력 소식에 금감원장이 자청해서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한은행은 이번 협약의 의미를 살리는 차원에서 향후 지방은행이 있는 곳의 시·도금고 입찰에 참여히지 않기로 했다. 또 지역 대학의 재정운영 참여도 지양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광주은행은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광주은행 본점에서 두 은행은 지역금융 발전을 위한 ‘같이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업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지방 인구가 감소하고 내수가 쪼그라들면서 금융시장도 함께 축소되는 상황에서 지역산업을 위한 지역금융이 살아나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이뤄진 결실이다. 두 은행은 디지털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과 지역 내 취업 활성화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역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공동 출연,사업자대출 판매채널 확대,취업박람회 개최 등을 추진한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처음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한단 소식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자청해 직접 광주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협약이 전체 은행권의 유사한 협업모델로써 확산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이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지방은행이 국가의 중요한 정책금융 역할을 한다”고 설파하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진 회장은 “대형은행들은 지방의 중소·중견기업 금융을 기피하고,지방에서도 대형 우량기업만 금융을 지원하다보니 우량 지역기업들은 금융을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집중되는 현상이 지방소멸로 이어진다”면서 “이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증,지방국립대학의 경쟁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시·도금고와 대학 유치 등 무한경쟁을 하고 있고,이는 지방금융기관의 재무적 약화를 초래한다”면서 “이는 지방산업에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게 돼 수도권 집중 현상을 가중시킨다”고 분석했다.

이런 차원에서 신한은행은 지방은행이 있는 곳의 시·도금고 입찰엔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았고,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대학 주거래은행 유치도 가급적 하지 않겠다는 것이 진 회장의 방침이다. 그는 “대형은행과 지역은행,제2금융권,대부업의 생태계는 건재해야 한다”면서 “오늘의 협약이 많이 알려져 다른 대형은행들도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한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지방은행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신한은 2002년 제주은행을 인수해 신한금융그룹 산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