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냉각…내년 성장률 1.9% 하회할수도"

이창용 총재,물가 설명회


적정 수준 경기부양 필요


외환보유 4천억弗 안무너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 상황 격변에 따른 경기심리 위축으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조개혁과 동시에 응급 처방으로 재정을 활용한 적정 수준의 경기 부양의 필요성도 밝혔다. 이 총재는 18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살펴본 결과 소비지표가 소폭 하락했다"며 "소비심리지수와 경기심리지수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핵 소식이 경제에 좋은 뉴스는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0.4%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2.1%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2%,1.9%로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돌발변수로 경기가 더욱 차갑게 식으면서 기존 전망치를 담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에도 심리적·재정적 요인에 따른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했다. 이 총재는 다만 "수출 부문에선 기존 예상이 유지되고 있다"며 문제는 결국 경제심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경기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여야정이 빨리 합의해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강달러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은에서 개입을 했지만 외환보유액이 4100억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