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움직이는 작지만 위대한 정복자, 곤충

숨겨진 세계

조지 맥개빈 지음,이한음 옮김

알레 펴냄,2만2000원


곤충은 경이로운 존재다. 이 지구가 제 기능을 하는 데 꼭 필요하다. 이들을 얕보고 모욕하는 행위는 곧 우리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다.


저자 조지 맥개빈은 저명한 곤충학자이자 자연계의 권위자,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곤충의 삶과 생활,생태계,더 나아가 생물 다양성에 관해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거나 어설프게 알고 있던 곤충들의 모습을 쉽고 유쾌하게 담아냈다.


곤충은 절지동물이라는 규모가 큰 동물 집단에 속한다. 절지동물은 단단한 겉뼈대로 덮이고 관절로 연결된 다리를 여러 쌍 지닌 동물을 가리키며 크게 4개 집단으로 나뉜다. 노래기와 지네처럼 몸이 길쭉하고 많은 다리 쌍을 지닌 집단은 흙과 썩어가는 나무,돌 밑에서 찾을 수 있다. 또 거미,진드기,전갈 같은 다리가 여덟 개인 종의 집단도 있다. 세 번째 집단은 새우,게,바닷가재,가재,따개비를 포함한 갑각류로 주로 바다에 살지만 민물에 사는 종류도 있다. 네 번째이자 압도적으로 규모가 큰 집단은 곤충강이다. 곤충강은 모든 동물종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동시에 알려진 모든 종의 절반을 넘는다. 곤충이 압도적으로 수가 많음에도 학계의 주목은 늘 척추동물종에 집중된다. 척추동물종은 모든 종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곤충의 놀라운 다양성과 그 경이로운 성공은 오로지 비교 불가능한 설계 덕분에 가능하다. 진화는 수백만 년에 걸쳐 궁극적인 생존자를 다듬어 내놓아왔는데,곤충보다 적응력이 뛰어나고 재주가 많은 동물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체 부위의 배치는 생존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했으며,몸마디들은 서로 모여 특정한 기능을 갖춘 신체 부위를 구성했다. 이런 융합을 통해 각 몸마디 집합은 특정한 일을 전담하는 부위로까지 발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화는 고대의 곤충 체제 청사진을 수억 년 동안 변형하고 다듬으면서 머리,가슴,배라는 세 신체 부분을 기본으로 하는 수많은 종을 낳았다. 곤충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그 이유는 곤충이 세계의 먹이라서 먹이사슬 자체가 곤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