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삼일절에 관객수 15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스티브 로저스로부터 방패를 물려 받은 샘 윌슨이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떨쳐내고 2대 캡틴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통령이 된 ‘로스’(해리슨 포드)는 인도양 셀레스티얼 섬에서 발견된 아다만티움을 나누려는 국제 협정에 나선다. ‘샘 윌슨’(안소니 마키)은 평생 옥살이를 해온 비공식 슈퍼 솔저인 ‘이사야 브래들리’(칼 럼블리)를 백악관으로 데려가며,그가 마인드 컨트롤에 의해 암살 누명을 쓰게 된 것을 깨닫는다.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분한 안소니 마키는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팔콘’ 샘 윌슨 역으로 활약하며 전 세계 관객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로부터 방패를 받고 캡틴 아메리카 계승 서사를 갖춘 캐릭터로,앞으로 마블 세계관의 중심에 설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배우 해리슨 포드가 합류하며 작고한 배우 윌리엄 허트에 이어 ‘로스 대통령’ 역을 맡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 육군 장군 출신 미국 대통령으로 분한 해리슨 포드는 극중 묵직한 존재감으로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또 한 번 레전드 열연을 선사한다. 그는 초반까지 빌런인지 아닌지 혼동이 올 정도로 입체적인 연기를 통해 ‘초인 프로젝트’를 펼쳐온 장군으로서의 고집과 아버지라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고뇌를 함께 보여준다.
이 밖에도 새로운 팔콘을 맡은 ‘호아킨 토레스’ 역의 대니 라미레즈는 영화에 가벼운 분위기를 더하며 극에 유쾌함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특유의 신체 조건과 왠지 기묘한 분위기로 등장,초반의 긴장감을 북돋우는 로스 대통령의 보좌관 ‘루스 뱃-세라프’ 역의 쉬라 하스의 연기도 돋보인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이 오가는 후반의 활공 액션과,벚꽃을 배경으로 펼쳐진 레드 헐크와 캡틴의 대결에서는 오히려 지형 지물이나 물건 등을 활용하는 액션 신을 선보이는 등 시선을 사로잡지만 지상 근접전은 아쉬운 면이 있다. 하지만 액션만큼 국가 간,개인 간 갈등 구조가 돋보인다. ‘2대 캡틴’이라는 무게감에 짓눌려 분투하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해내고,엄청난 신체 능력이 없이 전투용 비행 슈트와 방패만으로 빌런을 막아내며,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히어로로 성장하는 것은 실제 크리스 에반스의 뒤를 이은 안소니 마키 배우 본인의 서사와도 겹쳐진다. 2대 캡틴이 되고자 하는 팔콘의 인간적인 고민을 잘 담아내 오히려 캐릭터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평이 많다.
연출은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루스’ 등을 연출한 줄리어스 오나 감독이 맡았다. 전 시리즈나 마블에 대한 이야기를 잘 모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킬링타임용 팝콘무비다. 엔딩크레딧이 끝난 후 등장하는 쿠키영상은 1개다. 러닝타임 118분.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1호(25.3.1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