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대학로 방탄노년단’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을 얻을 정도로,오랜 연륜과 진심을 통해 청년들에게 공감 어린 울림을 전하는 배우 신구와 박근형. 두 거장이 청년들을 위한 뜻 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오는 5월 13일 열리는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부 공연은,청년 연극인들을 위한 기부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두 배우는 “마지막 앙상블로 펼칠 우리의 무대가,‘자신만의 고도’를 찾아 나서는 청년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신구(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Q 뜻깊은 기획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함께 했는데.
-아르코 정병국 위원장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제작을 맡은 파크컴퍼니에서 ‘신구,박근형 선생님께서 기부 공연을 하시고 싶다’는 말씀을 전해오셨다. 저희들의 입장에선 두 배우께서 좋은 연극을 해주시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는데,거기에다 젊은 연극인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뜻을 어떻게 기려야 할까 고민했다. 그 결과 청년들을 초청해 순수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 오게 되고,또한 두 선생님의 메시지가 잘 전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Q 공연 수익이 전부 ‘연극내일기금’으로 쓰인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인가.
-정병국 위원장 “이 기금을 시드 머니로 해 ‘연극내일기금’ 펀드로 조성하기로 했다. 모은 성금을 씨앗으로,또 다른 공연 등에서도 릴레이 기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캠페인을 할 생각이다. 이렇게 모아진 기금은 두 선생님의 뜻에 따라,학교 교육을 벗어나 젊은 연극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선생님들과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 커리큘럼을 짜고,선생님들이 젊은 연극인들을 위한 멘토가 되는 장(場) 또한 마련하고자 한다. 두 선생님의 뜻이 젊은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기금을 운영하려고 한다.”
Q 이번 기부 공연의 경우 티켓 오픈 2분 만에 전석 매진되었다.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고전이 젊은 관객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근형 “‘고도를 기다리며’는 부조리 연극이라 해서,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이런 점이)젊은 층에게도 공감도가 높다고 느꼈다. 청년들에게 희망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연극계도 바탕이 튼튼해야 무언가를 이뤄내는 데 앞장서서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앞으로도 청년들과 그런 식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구 “이 연극을 젊은 관객들이 많이 호응을 해주었는데,그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봤다. 젊은 층이 우리 사회 부조리,불합리한 일들을 겪으며 작품 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 기부 공연이 비록 출발은 미미하지만,끝은 창대하기를 바란다.”
배우 박근형(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Q 기부 공연을 마친 후 (샤이니)민호 씨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돼 있다. 이런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게 된 이유,또한 후배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으시다면.
-박근형 “청년(예술인)들이 마음을 열고,우리 연극계를 위해 좀 더 활발히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 ‘K-컬처’의 시작에는 연극이 있다고 생각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 고갈된 연극,우리 자원이 좀 더 풍성해지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기부 공연에서 젊은 관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저희가 (프로젝트를)시작을 했지만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희망을 가지고 이 일을 시작했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으면 좋겠다.”
Q 연극내일기금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가기를,또 연극계에 어떤 울림을 남기길 기대하는가.
-박근형 “저희가 활동하는 동안 계속해서 이런 활동을 이어가고자 한다. 다행히 파크컴퍼니,문화예술위원회가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었고,앞으로 진행해주시길 믿고 있다. 저희의 미미한 힘은 저희 동료들,또 흥행 중인 연극과 제작사엔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할 것을 제안하고,멘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 모두 감사 드린다.”
-신구 “기부 공연을 하자는 얘기를 시작했지만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방법을 잘 몰랐다. 그런데 파크컴퍼니,문화예술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젊은 창작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주어 너무 고마웠고 좋았다. (이번 프로젝트가) 좀 더 발전해 실질적으로 젊은 연극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체가 되었으면 한다.”
-정병국 위원장 “두 선생님께서 이런 기부 모형을 만들어주시는 것은 저희에게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국민들이,연극 팬들이 좋은 연극을 봄으로써 얻어지는 수익이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가는,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주시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뜻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거고,이렇게 만들어진 기금을 통해 이뤄지는 교육 프로그램이 명실공히 최고의 교육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논의해 귀하게 쓰도록 노력하겠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2024) 공연 사진(제공 (주)파크컴퍼니)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 lee.seungyeon@mk.co.kr]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파크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9호(25.05.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