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 만화를 원작으로 한 전설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 ‘라르고 윈치’의 세 번째 이야기 ‘라르고 윈치: 프라이스 오브 머니’가 개봉했다. W기업에 입양되어 억만장자 총수가 된 라르고는 아내의 죽음 후 아들이 납치되자 전 세계를 넘나들며 음모와 배후를 추적한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풍경소리) 세계 5위의 다국적 기업인 윈치 그룹의 총수가 암살당하고,30년 전 보스니아의 한 고아원에서 입양한 두 남자 아이 중 한 명인 ‘라르고 윈치’(토머 시슬리)가 비밀리에 후계자로 만들어진다. 억만장자 기업가로 키워진 그는 아내의 죽음 이후 본성을 숨긴 채 조용히 살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자신에게 복수심을 품은 ‘에지오’(제임스 프랭코)에 의해 아들이 납치되고,믿었던 사업 파트너가 기자회견 중 자살하며,기업은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된다. 모든 사건이 교묘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챈 라르고는 경찰서에서 만난 유튜버 ‘보니’(엘리즈 티롤로이)의 도움을 받아 음모를 추적한다.
벨기에 출신의 정치경제학 교수이자 다국적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였던 장 반 암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작을 쓰고 필립 프랑크 작가가 16부작 만화로 탄생시킨 『라르고 윈치』는 지금까지 1,1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그래픽 노블 시리즈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만화를 원작으로,‘007’,‘본’ 시리즈를 잇는 새로운 액션 스릴러의 탄생을 알린 ‘라르고 윈치’. 이번 3편 감독을 맡은 것은 ‘마더스 인스팅트’ 등을 연출한 올리비에 마세트-데빠세 감독이다. 유튜브 라이브 등 디지털 이슈를 도입하고,환경 문제나 거대 기업의 횡포를 들여다보며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감독은 ‘단순 오락 영화’ 이상의 것을 추구하려 한 듯 보인다.
(사진 ㈜풍경소리) 영화는 라르고 윈치 내면의 갈등과 성장에 더해 추격전에 근접 전투,금융 음모까지 아우른다. 2009년 ‘라르고 윈치’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에서 라르고 역할을 맡았던 토머 시슬리가 2011년 ‘라르고 윈치 2’에 이어 마침내 14년 뒤 세 번째 시리즈로 돌아왔다. TV드라마 단역에서 시작하여 연극과 6년에 걸친 스탠드 업 코미디 공연을 본 ‘제로미 셀레’ 감독에게 선택되어 ‘라르고 윈치’로 첫 영화 주연을 맡은 그는 16년이 지났어도 세월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 비주얼로 상실에 굴하지 않는 액션 히어로를 연기해낸다. 복수를 위해 라르고의 아들을 납치하는 ‘에지오 번트우드’ 역에는 ‘스파이더 맨’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제임스 프랭코가 캐스팅돼 피도 눈물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악역 캐릭터를 연기한다. 특히 영화 초반 ‘눈빛’만 보여주며 라르고를 조용히 추적하는 신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토머 시슬리와 제임스 프랭코의 대결 구도가 3편의 감상 포인트.
초반부터 펼쳐지는 카체이싱과 총격전의 물량공세,정글을 거침없이 누비는 액션은 영화의 다이내믹함을 높인다. 전작에 비해 3편은 다소 타격감이 아쉽지만,캐나다에서 미얀마,방콕까지 넘나드는 다국적 스케일과 각종 핍박에도 굴하지 않는 라르고의 눈빛은 여전하다. 그는 여전히 많은 스턴트를 직접 소화한다. 액션 그 자체에 좀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러닝타임 100분.
(사진 ㈜풍경소리) [글 최재민 사진 ㈜풍경소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9호(25.05.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