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 분야 유망 창업자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로,현재 창업진흥원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경기혁신센터의 수준 높은 액셀러레이팅과 투자 유치 기회를 누릴 수 있어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 유니콘을 꿈꾸고 있는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본다.
[2025 판교 창업존 입주기업 인터뷰 ②] 박상균 에픽카 대표
수리비 거품 빼고 탄소배출 줄이고 일석이조
AI 기반의 부품비 절감 선제안 솔루션으로 B2B 시장 정조준
전 세계가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며 순환경제(자원을 최대한 순환시켜 폐기물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경제 모델)가 핵심 화두로 떠오른 지금,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신품 제조 대비 에너지 소비와 원자재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체부품’의 활용이 바로 그 중심에 있다. 자동차 부품을 재활용·재제조할 경우,신품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가까이 줄일 수 있으며,차량 한 대에서 나오는 부품만 제대로 재활용해도 평균 8,526kg의 탄소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 역시 최근 소비자의 수리비 및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증 대체부품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며 힘을 싣는 추세다. 바로 이런 시대적 요구의 최전선에서 기술과 데이터로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비효율을 혁신하고 있는 스타트업,에픽카의 박상균 대표를 만났다.

에픽카 서비스 소개 이미지 (사진 제공: 에픽카) Q. 창업 히스토리가 궁금하다
현대자동차에서 약 14년간 근무했다. 제조솔루션본부에서 양산 전 시험차를 제작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어느 날,모든 테스트가 끝난 시험차가 아직 사용 가능한 수많은 부품과 함께 그대로 폐기되는 것을 보게 됐다. 한쪽에서는 자원과 탄소를 소모하며 부품을 생산하고,다른 한쪽에서는 똑같이 자원과 탄소를 써가며 멀쩡한 부품을 버리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탄소 절감’을 우리의 핵심적인 사업적 해자(垓子)로 삼고,현대차 사내 벤처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매년 10개 팀 중 4~6개 팀이 분사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며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Q.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시장성과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약 1,900억 원 규모의 렌터카 사고 수리 부품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삼고 있다. 최근 SK렌터카의 사모펀드 인수,롯데렌터카 매각 진행 등 업계 전반에 원가 절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우리 사업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15배 이상 큰 보험 수리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고객사로부터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1년간 월평균 22%의 매출 고성장을 달성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사도 인지하지 못하는 원가 절감 포인트를 자동으로 발굴하여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 대체부품 판매 건의 78%가 이런 선제안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견적 검토부터 부품사 및 정비소 조율까지 모든 과정을 우리가 대행하여 사고처리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Q. 투자 유치 현황과 사업 확장 계획이 궁금하다
지난해 시드 투자를 유치하여 대체부품 기반의 고객사 원가 절감 선제안 시스템을 개발했고,이를 통해 고속 성장하고 있다. 현재는 대체부품 대량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한 PRE-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2년 내에 매출 100억 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정비소에 설치하는 이미지 수집 장치인 ‘에픽 렌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외 시장에서 부품비 절감과 탄소 절감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Q.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어떤 부분이 도움을 받았는가
초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처음 노트북 5대를 가지고 6인실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경기창경에서 우리의 사업 컨셉을 인정해주고 기회를 줬다. 이후 사업이 확장되면서 인력이 충원될 때마다 10인실,16인실로 시기적절하게 사무 공간을 옮길 수 있었다. 이런 공간 지원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 또한 경기창경이 연계해주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데스밸리(Death Valley; 창업 후 3~5년 사이의 힘든 기간)를 극복할 동력을 얻었다. 특히,오픈콜라보레이션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력하는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 지원 사업 등에 선정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