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의 비밀은 ‘기억력’...차단하면 항생제 사용량 확 줄일 수 있을까

박우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팀


세균이 받는 스트레스,후손에게 전해져


체내에서 세균 빠르게 증식하는 원인


기전 억제하면 적은 항생제로도 치료 가능

박우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의 최근 연구가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사진=Nucleic Acids Research] 세균이 받는 스트레스도 후손들에게 전해진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처럼 세균도 스트레스를 받아 형질이 변하면,변한 형질이 후손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이 같은 기억력은 세균이 우리 몸 안에서 증폭하는 과정의 핵심으로,이를 제어하면 세균이 증폭하지 않아 적은 항생제로도 세균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박우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팀은 최근 세균의 스트레스 기억이 후손 세대에게 전달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에 발표했다.

스트레스는 유전자에 흔적을 남긴다. 후성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동식물이 환경에서 받은 자극은 유전자에 각인되고,후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영양실조에 시달린 산모가 낳은 자녀는 비만아가 될 확률이 높다. 영양실조라는 스트레스 때문에 유전자가 영양을 최대한 흡수하도록 변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세균도 이런 후성유전학적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동식물이 아닌 세균이 스트레스를 기억한다는 건 이번에 최초로 밝혀졌다. 세균이 받은 스트레스가 유전자를 변화시켰고,이 변화가 바로 세균이 체내에서 계속 증식하는 원인이었다.

연구진은 살모넬라균이 인체를 감염시키는 과정을 모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식중독의 주요 원인인 살모넬라균은 몇 마리만 몸에 들어와도 금세 10만 마리까지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킨다. 이때 살모넬라균 안에 있는 바이러스 유전자가 세균 밖으로 나와 사람 몸 안에서 끝없이 증식한다.

연구진이 밝혀낸 건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살모넬라균 밖으로 나온 바이러스 유전자는 증식하도 다시 균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세균 밖으로 나온다고만 알려져 있었는데,이번에 처음으로 들어간다는 사실과 그 원리까지 규명했다.

살모넬라균 안에 있던 바이러스 유전자는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때 바이러스 유전자에 ‘메틸기’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탄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3개로 구성된 메틸기는 유전자 발현 여부를 결정한다.

살모넬라균의 경우,나갔던 바이러스 유전자가 다시 균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만든다.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가서 증식한 후 균 안으로 들어왔다가,다시 나가서 증식한다. 살모넬라균이 빠른 속도라 증식하는 이유다.

또다른 발견은 기억력에 관한 것이다. 메틸기가 붙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다시 세균 밖으로 나가서 증식하면,새로 만들어진 박테라아 유전자에도 메틸기가 붙어있다는 것이다. 이전 세대가 산화 스트레스를 받아 붙은 메틸기가,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는데도 새 유전자에도 붙어있었다. 세균이 스트레스를 기억하고 후세대에 전달한다는 증거다.

이런 과정에 의해 살모넬라균의 박테리아 유전자는 세대를 거듭해도 끝없이 빠르게 증식한다. 감염을 치료할 때 많은 항생제를 쓰게 되고,이는 결국 항생제 내성이나 슈퍼 박테리아 문제로 이어진다. 만약 세균의 기억력을 억제해 증식을 늦출 수 있다면,적은 항생제로도 세균 감염을 치료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세균에서 박테리아 유전자가 튀어나가지 않으면 감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이번에 밝혀낸 기전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약물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메틸화를 억제하는 약물 후보군은 있지만,아직 임상을 거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항생제 사용량은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문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2위다. 하루에 인구 1000명당 항생제를 처방받는 인원이 31.8명에 달한다. OECD 평균인 18.3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새로운 생명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합성생물학의 발전에도 새로운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세균이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해서 유도제를 넣어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정의 효율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박우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왼쪽)과 논문 1저자인 양지혜 박사과정생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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