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벤트 핵심 키워드로 ‘피지컬 AI’ 부상
각종 세션과 쇼케이스로 방문객 발길 모아
국내 피지컬 AI 스타트업 ‘리얼월드’ 주목
올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Re:Invent)의 핵심 키워드로 ‘피지컬 AI’가 급부상했다. 제조·물류·서비스 영역까지 인공지능(AI) 로봇이 직접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이 본격 상용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행사장 곳곳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세션과 쇼케이스가 이어지며 열기를 더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피지컬 AI 스타트업 ‘리얼월드’가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가 1일(현지시간) AWS 리인벤트 2025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아마존웹서비스(AWS)]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클라우드를 테스트해보고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지만,결국 현재 가장 적합한 곳이 AWS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피지컬 AI에 필요한) 3D 정보는 로우 데이터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빠른 처리 속도와 대규모 스토리지가 필수인데,AWS의 스토리지 시스템이 그 역할을 매우 안정적으로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리얼월드는 AWS 2025 생성형 AI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돼 100만달러 상당의 AWS 크레딧과 기술 스택을 제공받고 있다. 류 대표는 “엑셀러레이터 선정 이후 많은 글로벌 팀이 이메일 한 통이면 즉시 대응해 주고,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을 실시간으로 함께 해결해 준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얼굴인식 기술 스타트업 올라웍스를 2012년 인텔에 매각하고,이후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를 창업한 연쇄 창업가다. 이러한 그의 경력과 기술력에 힘입어 리얼월드는 최근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해시드를 비롯해 LG전자,SK텔레콤,일본 ANA홀딩스 등으로부터 210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리얼월드는 내년 3월에 시각·언어·행동(VLA) 기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텍스트·이미지 중심의 거대언어모델(LLM)을 넘어,로봇이 자체적으로 판단·행동할 수 있는 피지컬 AI 모델이다.
이 모델은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 가능하지만,현재 가장 긴밀히 협업 중인 곳은 ‘위로보틱스’다. 지난 8월 위로보틱스는 15자유도의 로봇 손을 갖춘 휴머노이드 ‘알렉스(Alex)’를 공개했는데,리얼월드는 이 로봇에 탑재되는 인텔리전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류 대표는 “처음부터 15자유도 이상의 로봇 손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위로보틱스와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리얼월드는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물류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모델도 개발 중이다. 일본 이동통신사 KDDI,편의점 로손과 함께 매장 운영을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국내외 10개 이상 기업과 구체적인 개념검증(PoC)를 병행하고 있다는 게 류 대표 설명이다.
류 대표는 이날 열린 ‘피지컬 AI 트렌드 브리핑’에도 참석해 아미트 고엘 엔비디아 로보틱스·엣지 컴퓨팅 에코시스템 총괄,스리 엘라프롤루 AWS 이노베이션 센터 디렉터 등과 함께 글로벌 피지컬 AI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류 대표는 피지컬 AI 상용화 시점에 대해 “아무리 많이 걸려도 5년”이라며 “그 안에는 데이터도 충분히 모을 수 있으며 모델 자체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진행된 AWS 리인벤트의 ‘피지컬 AI 트렌드 브리핑’ 현장. 왼쪽부터 아미트 고엘 엔비디아 로보틱스 및 엣지 컴퓨팅 에코시스템 총괄,류중희 리얼월드 대표,스리 엘라프롤루 AWS 이노베이션 센터 디렉터,조쉬 그루엔스타인 튜터 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케빈 피터슨 베드록 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 = 안선제 기자] 한편 리인벤트 행사장에는 피지컬 AI 관련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피지컬 AI 쇼케이스’ 부스도 마련돼 많은 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는 글로벌 로봇 기업인 △딜리전트 로보틱스(Diligent Robotics) △복셀리스(Voxelis) △롭코(RobCo) △루미IT(Roomie IT) △아이젠(Aigen) △코스마(COSMA) 등이 참여했다.
딜리전트 로보틱스는 병원 내 업무 흐름을 자동화하는 AI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며,복셀리스는 산불 같은 극한 환경에서 열 스캔과 매핑을 수행하는 엣지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루미IT는 엔터프라이즈 운영 효율화를 위한 피지컬 AI 제품을 개발한다.
특히 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모듈형 제조 로봇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 ‘롭코’로,모듈형 로봇팔인 ‘라이트 리오’를 전시했다. 자체 제작한 하드웨어 모듈을 자유롭게 조합해 관절 갯수를 조절한 라이트 리오는 노코드 스튜디오와 결합해 여러 제조업체가 로봇 기술을 비용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롭코는 라이트 리오 개발을 위해 AWS의 AI 기술을 활용했으며,이를 통해 효율적인 분산 훈련과 신속한 반복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AWS 리인벤트의 ‘피지컬 AI 쇼케이스’에서 롭코가 모듈형 로봇팔 ‘라이트 리오’를 선보였다. [사진 = 아마존웹서비스] [라스베이거스=안선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