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3거래일간 19% 급락...시총 940조원 증발

‘닷컴버블’ 이후 최대 주가 폭락


트럼프가 中에 54% 관세 매기자


중국 의존도 높은 애플 ‘재앙’ 맞아


미국 내 아이폰 가격 30% 인상 전망

애플 아이폰.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관세 충격으로 애플 주가가 최근 3거래일 동안 19%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총 6380억달러(약 940조원) 증발했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67% 하락한 18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애플 주가는 3일 9.25%,4일 7.29% 하락했다.

3거래일 동안 애플 주가가 19% 폭락한 것은 2000년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하락세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한때 3조8000억달러(약 5596조원)를 돌파해 사상 최초로 4조달러 돌파가 기대됐던 애플 시가총액은 2조7288억달러(약 4020조)까지 줄어들어 2위 마이크로소프트(2조6603억달러)에 쫓기게 됐다.

애플의 주가 하락은 다른 주요 대형 기술주들이 2일 반등에 성공한 것과 대비된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3.53%,아마존과 메타플랫폼 주가는 각각 2.49%와 2.28% 올랐다.

애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는 다른 빅테크들과 달리 중국 의존도가 높아 트럼프 상호관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주 강세론자’로 분류되는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경제는 애플에는 완전한 재앙”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조립되기 때문에 애플만큼 이번 관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 기술기업은 없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목표 주가도 종전 325달러에서 75달러 낮춘 2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의 상호 관세를 다른 교역국들보다 높은 34%로 책정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부과된 관세율만 54%에 달한다.

중국이 보복 관세를 예고하자 2일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중국이 34%의 보복 관세를 취소하지 않으면 추가로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의 다른 아시아 생산 거점인 베트남과 인도에도 각각 46%와 26% 등 고율 관세가 부과된 것도 악재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이 30~40%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BS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상호관세가 오는 9일 발효되면 현재 1199달러(약 177만원)에 팔리는 아이폰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의 가격이 최대 350달러(약 52만원) 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바클레이즈의 팀 롱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 등 주요 기기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당순이익(EPS)이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